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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전 올해 34살 된 주부입니다.
‘푸우’라는 별명을 가진 7살 된 아들과 ‘통통공주’라는 귀여운 4살박이 딸을 둔 엄마예요.
참 곰돌이 남편도 있습니다 ^^
얼마 전 생판 모르는 구미로 이사를 오면서 어려운 점들이 하나 둘이 아니더라구요.
먼저 학원은 어떤 곳이 좋은지, 또 아이들에게 어떤 먹거리가 좋은지 함께 공유하던 친구들이 곁에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불편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즐겨 찾던 곳이 바로 인터넷을 이용한 ‘다음카페’에 육아 사이트였지요.
그 곳에서 정말 많은 엄마들의 도움을 주고받고 또, 때로는 육아 문제 뿐 아니라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도와주며 힘이 되어 주고 가끔은 한 달에 한번 씩 정기적인 모임도 가지곤 했었습니다.
인터넷이란 정말 묘하고도 신비로운 존재였어요.
생면부지 남과 만나 그저 몇 마디 도움을 주고받고 했을 뿐인데, 그렇게 형님 동생하며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이 제게는 정말 커다란 행복으로 다가왔어요.
그 후로, 우리가 가진 모임은 점점 이웃친구며 친척이며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어느 새 15명이라는 많은 회원수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집 안에만 갇혀서 아이들과 청소에 매달려 살던 제가 15명의 좋은 벗들을 사귀고 이런저런 정보를 교환하면서 정말 똑똑해지고 현명해지는 느낌까지 들었답니다.
아니 정말 그랬어요.
상대방을 선생님처럼 가르쳐 주기도 하고, 또 내가 모를 때는 상대가 선생님처럼 일러 주며 위로 해주기도 하고, 저희들은 정말 친 형제 동기간 보다 더 친하게 그렇게 우정을 키웠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 인가 카페에 이상한 사람이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어떻게 우리의 작은 공간을 알게 되었는지 익명의 사람은 들어올 때마다 ‘죽은 시체의 사진’을 올리고는 흔적 없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었어요.
한참 천사처럼 순수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에 웃음꽃이 만발하던 게시판은 온통 ‘피로 물든 시체의 사진, 작두로 목을 베는 장면, 얼굴의 형상은 도저히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된 시체, 우리는 모두 경직되어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육아에 한참 열을 올리던 아줌마들은 아무 말도 못한 채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자 올린 자료실엔 온통 포르노 사이트 홍보의 글들이 하루에도 수십 통씩 올라오곤 했습니다.
같은 닉네임으로 올라오는 횡포에 저희들은 모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어요.
카페 관리자에게 문제의 화면을 갈무리해서 수십 통의 메일을 보내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개인정보 운운하며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없으며 당부의 메일을 보내겠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익명의 사람으로부터의 카페의 횡포는 그 후로도 계속 되었습니다.
우리 중에 컴퓨터에 대해서 좀 아는 지인 한 분께서 I.P를 추적을 해 보았지만, I.P 주소라는 숫자들만 나올 뿐 더 이상 아무것도 알 방법은 없었습니다.
그 때부터 하나둘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6명의 회원밖에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천사같이 깨끗하고 예쁜 우리 아이들의 정보를 공유하고자 했던 사람들이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모두 하나 둘 발길을 돌려 버린 것입니다.
네티즌으로써 마땅히 지켜야 할 에티켓을 거부한 그 한 사람으로 인해서 말이죠!
그 후로도 저희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 낼 수 없었습니다.
다만, 그 불량한 네티즌으로 인해 저희 카페가 문을 닫게 생겼다는 것만 남아 버렸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만든다고 해도 별 소용이 없겠지요.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한 사람의 손장난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 건 정말이지 가슴 아픈 일입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바이러스로 전국 인터넷이 마비되어 버렸던 일이 생각나네요.
몇 몇 사람의 이기적인 생각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지,
비록 좋은 사람들과 함께 정을 나누던 카페는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지만, ‘네티켓’ 이 곧 자신의 얼굴이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절실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나쁜 감정의 싹을 틔우지는 않았는지, 상대가 던지는 악의없는 농담에 속상해 하지는 않았는지, 항상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보의 바다 광활한 세계 속에서 도움을 받고 위로를 받는 저는 이렇게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네티즌으로써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는 항상 친절하게 타인의 감정을 배려할 것, 욕설이나 비방은 절대 사용하지 말 것, 상대를 대할 땐 예의와 진실이 바탕이 될 것,
몇 개 안 되는 규칙이긴 하지만 지키고자 하면 어려울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나부터 지켜 나가는 실천만이 아름답고 깨끗한 인터넷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네티즌으로 끝까지 남을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약속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