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청소년 게임 규제 효율적이어야 한다

연합뉴스  기사전송 2008-11-05 11:41

정부가 청소년들의 지나친 게임 이용 현상에 대해 규제에 나섰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야간 시간대 청소년에 대한 게임서비스 제한(셧다운 제도)을 포함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을 추진중이며 문화체육관광부도 부모가 게임업체에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 제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법제처에 제출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내놓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는 셧다운 제도 외에도 중독성 경고를 표시하고 유료 정보통신 서비스에 대한 보호자의 동의를 요구 하는 등 다양한 규제책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교육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친 뒤 빠른 시일내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을 거쳐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개정안도 법제처에서 통과할 경우 내달 초까지는 국무회의에 상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청소년들의 지나친 게임 이용이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문제로까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제라도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규제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인터넷 게임, PC방, 플레이스테이션방, 심지어 휴대전화 게임까지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은 게임의 홍수 속에 살고있다.
청소년들의 지나친 게임 이용의 폐해는 심각하다.
학업 부진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이고 정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사회 부적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녀의 게임 중독으로 가족내 갈등이 발생하고 심한 경우 범죄와 연결되기도 한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의 수도 늘고 있다.
최근 공개된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의하면 초중고 학생 대상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 결과 인터넷 중독 증상을 보이는 '인터넷 고위험사용자군'으로 분류된 학생이 9만9천584명에 이르며 향후 인터넷 중독이 우려되는 '잠재위험사용자군'으로 분류된 학생도 총 32만여명이나 된다.

이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의 상당 부분은 게임이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의 46.3%가 게임 접속을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9-12세 아동의 경우 이 비율이 57.4%에 달한다.
15-19세 청소년의 하루 평균 게임 이용 시간은 114.9분이었으며 2시간 이상 게임을 이용하는 경우도 39.8%에 이른다.

특히 청소년의 51.4%는 게임에서 즐긴 것을 현실에서 똑같이 해보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런데 지금까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이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게임을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인터넷을 건전하게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게임도 적당하게만 한다면 오락과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수단이 된다.
법적 규제도 필요하지만 이와 함께 게임 이용에 대한 올바른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교육과학기술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게임산업은 IT산업의 중요한 부분이며 문화콘텐츠 육성과도 관련이 있다.
청소년 게임 이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지만 지나친 규제는 게임 산업의 위축을 가져와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에서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정부의 규제도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적절한 선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