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골드의 The Virtual Community(1993) 표지 
라인골드의 The Virtual Community(1993) 표지
공동체와 사이버 공동체의 민주적 진화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8-09-19 13:59
-공동체와 사이버 공동체
공동체의 일반적 정의는 ‘특정한 지역에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 공동체는 중요한 민주주의 훈련장이었다.
전통적인 공동체 또는 결사체와 민주주의 논의는 토크빌(Tocqueville)과 루소(Rousseou), 밀(Mill)을 비롯한 많은 정치학자들의 관심사였다.
현대의 공동체주의는 개인적 자유주의를 비판하며 개인의 권리와 공동체 책임의 조화와 공동체의 공동선을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유독 공동체 문화가 인터넷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이버 공동체가 발전하고 있다.
사이버 공동체는 사전적인 의미로 ‘사이버스페이스에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합체’ 또는 ‘컴퓨터 통신망에서 형성되는 가상 공동체’ 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표적인 사이버 공동체인 다음카페는 정치, 여성, 경제, 재테크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총 182개의 카테고리에 730만 여 개에 달하는 커뮤니티가 활발히 활동 하고 있다.
또 프리첼도 2008년 9월 10일 현재 665,902개의 커뮤니티가 구성되어 있다.
이들 사이버 공동체는 매일 수천 개가 생성 소멸되며 회원들 간의 정보 공유를 이끄는 웹 2.0의 대표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이버 공동체의 상반된 전망
사이버 공동체의 민주적인 전망과 관련해서는 두 개의 입장으로 구분된다.
이런 입장은 ‘사이버 공동체의 낙관적 전망이자 강화론(cyber community enhancing approach)’과 ‘사이버 공동체 쇠퇴론(cyber community declining approach)’으로 구분된다.
먼저 쇠퇴론은 오프라인과 달리 인터넷은 개별적인 시민들의 파편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이기적 집단행동이 증가할 것을 경고한다.
그러다 보니 토론과 논쟁에서 중간지대가 사라지고 적대적인 논쟁의 공간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이런 입장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사이버 공동체의 폐해에 주목한다.
공동체 내에서 나타난 프라이버시 침해나 집단 따돌림, 범죄 등의 문제가 상존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터넷상의 커뮤니케이션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는 면대면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대체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한계가 있다고 믿는다.
실제 미국에서는 퍼트남(Putnam, 2000)의 조사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 발전으로 오프라인 공동체가 감소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시민과 자원봉사 조직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미국인들은 1/3의 시간을 지난 20년 전보다 친구와 만나는 것이 줄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역의 공동적 모임에의 참여는 약 60%가 감소했다.
사이버 공동체의 등장은 면대면의 접촉이 없는 임의적인 사회성을 자행함으로써 사회 커뮤니케이션을 붕괴시킬 우려가 높아 이를 사이버 발칸화(cyber balkanization) 현상으로까지 비판한다.
하지만 반대로 낙관론적인 입장은 사이버 공동체가 현실 공동체와 마찬가지로 새롭고 선택적인 사회관계를 형성, 극단적인 개인화를 막을 수 있고 공동체적 가치를 확산시킬 것을 기대한다.
사회 내에서 협력이 형성되고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오히려 집단지성으로 발현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 민주적인 사이버 공동체적인 훈련은 공동체주의자(communitarian)들이 주장하듯이, 기존 사회구조 체계에서는 소화해내지 못했던 시민적인 요구를 참여와 시민적 가치를 교육받고 주장할 수 있는 기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공동체의 민주적 진화, 좀 더 지켜봐야
그렇다면 진정 사이버 공동체는 시민의식을 고양시키는가, 아니면 쇠퇴시키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아직 명쾌하게 확정된 것이 없다.
하나 분명한 것은 사이버 공동체가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약한 연대(weak ties)의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으며, 공동체를 통한 집단적인 경험이 민주적인 시민의식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 한국에서 2008년 촛불집회에서 거리로 나온 사이버 공동체의 깃발만 수십 개에 헤아린다.
그리고 지역의 아파트 커뮤니티나 정보, 취미 공동체도 광우병 촛불과 관련한 토론을 하거나 모금운동, 직접 참여운동을 펼쳤다.
이러한 과정은 사이버 공동체가 민주적인 토론과 협의가 이루어지는 증거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사이버 공동체 활동이 민주적인 훈련을 통한 직접적인 시민참여로 연계되거나 신뢰와 규범, 네트워크로 구성된 e-사회적 자본의 형성으로 이어진다는 경험적인 연구는 더욱 필요하다.
일부분적인 현상에 집착할 경우 일상적인 활동에서의 사이버 공동체의 특성을 과소내지는 과대평가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가 많이 이용하고 있는 사이버 공동체는 앞으로 인터넷 정치 2.0시대에도 주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경재 이메일 skjsky@gmail.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skjsk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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