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카페, 전자상거래 사기 피해의 온상

전자신문  기사전송 2008-07-23 10:43

인터넷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사기의 절반이상이 주요 포털사이트의 ‘카페’에서 이뤄지는 직거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카페에 대해서는 안전거래장치(에스크로 제도) 도입을 의무화하고 사기 피해가 빈번한 카페는 폐쇄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본지가 인터넷 사기피해 정보공유 사이트인 더치트(www.thecheat.co.kr)와 함께 지난 2006년부터 지난 6월31일까지 신고된 사례를 조사한 결과, 포털 업체 카페에서 발생한 피해가 55.5%로 절반을 넘었다.

지난 30개월 사이 네이버 카페에서 일어난 사기 신고건수는 5471건으로 38.9%를 차지했다. 다음 카페는 2453건, 16.6%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10위권에 든 인터넷 사이트 대부분은 가격비교, 제품 정보 공유를 주요 기능으로 하는 곳이었다. 전자상거래 전문업체는 1개에 불과했다.

포털의 카페 등에서 일어났다고 신고된 사기 대부분은 직거래를 하면서 상품값만 받고 물건을 보내지 않거나 다른 제품을 보내는 경우다.

서울특별시 전자상거래센터 정지연 팀장은 “선입금으로 돈만 받은 채 상품을 발송하지 않고 휴대폰을 끄고 잠적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들은 대체로 다른 대포폰과 아이디로 해당 카페 등에서 다시 활동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주의와 함께 포털 측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털 측이 방문자 수 늘리기 등 수익 증대를 위해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김화랑 더치트 대표는 “포털 회사들이 사기 피해 신고에도 그동안 적극적으로 대책을 취하지 않고 방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포털 측은 “약관에서 이익을 목적으로 한 상거래 카페를 만들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중고 등의 경우 비영리로 해 용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기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포털 내 상거래 카페에 제 3자가 결제를 보증해주는 에스크로제도 도입하는 한편, 상거래 카페 등에 유의문을 상시로 고지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지연 팀장은 “포털 측에서 에스크로 제도 확대, 신고 접수시 민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페에서 일어나는 사기의 경우 내부에서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현재까지는 피해 공지 이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 원윤식 팀장은 “사이버테러대응센터의 신고가 오면 카페접근 차단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에스크로제 등 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검토·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드림위즈도 내부적으로 에스크로 관련 제도 시범 서비스 중으로 연내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태·이수운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