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부실한 메일사고…수습책 거센 질타

스포츠서울  기사전송 2008-11-27 13:03

메일 서비스 오류로 최대 위기를 맞았던 인터넷 포털 다음이 사고 수습방안을 내놓았으나 다음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졸속 대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다음이 집단소송을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마련한 미봉책이 아니냐는 의혹을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음은 지난 7월 22일 오후 3시10분께부터 1시간여 가량 메일 서비스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개인 계정에 접근하면 다른 사용자의 이메일 목록이 서로에게 무작위로 노출되는 등 개인정보 유출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과와 관련해 지난 25일 다음이 사고 수습방안을 내놓았으나 형평성 논란 등을 일으키며 이용자들 사이에 "엉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고수습안 형평성 논란

다음은 사고발생 4개월만인 25일 사고 피해 가능대상자 53만명에게 이메일용량을 5기가바이트(GB)를 무기한 추가 제공하는 피해 보상책을 마련했다며, 대상자들에게 메일로 공지했다．
이미 추가 용량을 쓰고 있는 회원에 대해서는 프리미엄메일서비스를 5년간 무상으로 이용하도록 했다．

프리미엄메일은 무제한 저장 용량과 다양한 기능을 1년 1만9900원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5년간 이용할 경우 10만원 상당을 배상받는 격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5GB 추가 용량을 쓰고 있는 일부 회원에 대해서만 해당될뿐 기본 100MB용량을 이용중인 대부분 피해 회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형평성 시비를 불러오고 있다．

다음 메일 사용자인 블로거 '비매너'는 "다음은 지금에서야 사과 메일을 보냈다"고 비꼬며 "보상책인 5GB를 더해 7GB메일을 사용하게 되는데 메일함 사용량이 늘어봤자"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다음은 사과 및 배상 방침을 발표하면서 개인별 피해내역 등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피해 내용별 배상 기준도 없이 일괄적으로 동일한 보상책을 내놓아 불만을 사고 있다．
아울러 재발방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질타를 받고 있다．
　

◇집단 소송 잠재우려는 미봉책 ?

이번 수습안은 사고 발생 이틀후인 7월24일 긴급 간담회에서 다음측이 밝힌 내용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당시 간담회에서 직접 진화에 나선 석종훈 대표는 "최대 43만명의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개인정보에 대한 문제는 인터넷사업의 존립이 걸린 문제로 생각한다．
약관에도 나와있듯이 메일서비스 오류로 인한 정확한 피해 상황이 드러나면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며칠뒤 최대 피해 가능 대상자가 53만명으로 늘어나는 등 사태 파악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이 수습안에 대해 일각에서는 다음이 집단 소송을 잠재우기 위해 서둘러 마련한 미봉책이 아니냐는 의혹을 시선을 보내고 있다．
메일 노출로 피해를 입은 72명의 사용자들이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을 통해 집단 소송을 제기하자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것은 아니냐는 것．

소시모은 지난 18일 한메일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대해 다음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시모 측은 "피해를 입을 수 있었던 사용자들에게 메일을 통해 피해 보상책을 알린 것은 문제가 있다"며 "소장을 제기하자 이번 대책을 마련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음측은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파악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우선 고객에 대한 사과의 마음을 표시하고 재발 방지 노력을 알리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욱기자 jw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