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알고있다 이메일 흥망성쇠 12년 
▲ 일러스트 한규하
[IT] @는 알고있다 이메일 흥망성쇠 12년
위클리조선 2009.08.04 10:06
지난 6월 검찰은 MBC PD수첩 광우병 왜곡보도 사건과 관련해 해당 프로그램 작가의 이메일 내용 일부를 ‘결정적 증거’라며 공개했다.
이메일 내용 공개가 과도한 사생활 침해라는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검찰 측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 범죄증거”라며 이메일 공개를 정당화했다.
또 검찰은 지난 7월 1일 업무방해 혐의로 사측으로부터 고소 당한 YTN 노조원들의 이메일 9개월치를 압수수색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메일의 법적 증거 능력에 대해 한 법조계 인사는 “(이메일 수색은) 압수수색을 할 때 오프라인 편지가 증거가 되는 것과 똑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이메일이 갖는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이메일은 일상생활에서 떼어낼 수 없는 존재가 돼 버렸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이메일을 열어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있고, 수차례씩 이메일을 열어보지 않으면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힘들다.
이메일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넘어 일상을 지배하는 존재가 된 느낌이다.
우리나라에 이메일이 본격 상륙한 것은 1997년이다.
당시 포털사이트 다음이 국내 최초로 웹기반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이메일은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며 우리 사회 첨단 커뮤니케이션의 대명사가 됐다.
이메일이 전성시대를 구가한 지난 12년간 이메일 업체들도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이메일 시장도 큰 변화를 겪었다.
무료 이메일 등장 초기만 해도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했고 1997년 도입 초기 10개를 웃돌던 이메일 업체도 이제 3~5개가량으로 정리된 상태다.
스팸메일과 이메일을 통한 바이러스 유포 위험 등으로 이메일에 대한 이미지도 예전보다 많이 나빠졌다.
요즘 웹기반의 이메일 업체들이 이메일 서비스를 포기하는 이유는 이메일이 직접 수익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포털사이트 다음의 2007년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배너광고(48.4%) △검색광고(41.6%) △콘텐츠 판매(10%) 순이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우편물 발송과 우표판매를 통해 직접적인 수입을 거두는 우편과 달리 광고나 부가적인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메일의 수익 창출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4대 토종 이메일
▲ 다음 한메일
1997년 국내 첫 서비스… 회원 3800만명 최대
은행 제휴, 청구서 발송 등 업그레이드 주력
국내 최초로 웹기반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한 업체는 다음이다.
다음은 지난 1997년 5월 무료 이메일 한메일을 출범시키며 ‘이순신 장군님, 야후는 다음이 물리치겠습니다’
‘광개토대왕님, 야후는 다음이 꺾겠습니다’라는 애국심 마케팅을 전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터넷 초창기인 당시만 해도 미국에 기반한 야후가 국내 포털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애국심 마케팅으로 재미를 본 다음은 한메일 출범 초기부터 이메일 시장을 급속도로 공략해 서비스 시작 1년7개월 만에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다음의 창업자인 이재웅 전(前) 사장은 단숨에 촉망받는 IT스타로 급부상했고, 2004년에는 미국의 포털 사이트 라이코스를 인수하는 등 M&A 시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2009년 현재 다음 한메일은 국내 최대인 38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회원수가 한메일이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핫메일이 국내에서 통하지 않는 것도 다음 한메일의 초기 선점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메일 시장의 최대 강자로 군림해온 한메일도 몇 년 전부터 네이버 메일, 구글 G메일 등 후발주자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자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7년 8월에는 빠른 속도와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인 ‘한메일 익스프레스’로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단행했다.
이메일을 보낸 사람의 이름이나 제목별로 빠른 검색을 가능케 한 ‘퀵 검색’ 기능을 선보였고 이메일을 통해 각종 청구서를 받을 수 있도록 금융기관과의 업무제휴도 대폭 늘렸다.
최근 다음은 “150만명의 충성고객들에게만 제공하던 1GB의 이메일 서비스 용량을 500만명 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9년부터 한메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박만종(27·부산 수영구)씨는 “모든 기능이 익숙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도 “다만 한메일의 스팸등록제 때문에 다른 웹 사이트에서 메일 등록 자체가 잘 안 되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 네이버 메일
검색시장 70% 장악 불구 이메일은 고전
용량 늘리고 분할모드기능 등 서비스 확대
국내 인터넷 검색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도 웹 기반의 이메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공화국’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네이버가 유일하게 고전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이메일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 이메일 계정은 네이버 회원가입과 함께 자동으로 생기기 때문에 모두 3400만명가량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는 다음 한메일이 주장하는 이메일 계정 수 3800만에 비해 400만명가량 뒤처진 수치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를 시작페이지로 쓰는 컴퓨터가 많아 접근성이 좋은 강점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이메일 서비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의외”라며 “다음에 비해 출범시기가 2년가량 늦은 것이 패인으로 고착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메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6월 30일 전격적인 서비스 개편을 단행, 기존에 으뜸 이용자와 일반 이용자로 구분하던 서비스 혜택을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반 이용자의 메일 기본 용량은 300MB에서 1GB로 대폭 늘어났다.
또 메일 목록과 내용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한 ‘분할 모드 기능’과 간편한 메일 관리를 할 수 있는 ‘드래그 앤 드롭(Drag & Drop) 기능’도 선보였다.
특히 이메일의 중요도와 보낸 사람 혹은 용량별로 이메일을 모아서 볼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 점은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스팸메일 처리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지난 2002년부터 네이버 메일을 사용하고 있는 주기돈(24·울산 울주군)씨는 “네이버는 메일함을 지정해 기능을 추가하지 않는 한 카페메일이 일반 메일함에 섞여 들어온다”며 “스팸메일에 카페메일까지 걸러야 하니 며칠만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아도 수십 통의 스팸메일이 쌓인다”고 말했다.
▲ SK 네이트
M&A로 덩치 키워… 최근 가장 빠른 성장세
싸이월드·네이트온 연계해 이메일 회원 늘리기
지난 수년간 가장 무섭게 성장한 이메일 업체는 네이트다.
네이트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운영하는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로 △넷츠고(2002년) △싸이월드(2003년) △엠파스(2009년) 등과 인수합병을 거듭하며 덩치를 불려 나갔다.
대한석유공사(SK에너지의 전신),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의 전신) 등 대규모 M&A를 통해 사세를 키운 SK의 성장세와 거의 유사하다.
포털 사이트 전체 순위에서도 다음과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한 관계자는 “현재 네이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는 회원 수는 모두 250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급격한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불리다 보니 기업 이미지 통합(CI)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도 네이트는 네이트 이메일을 비롯해 넷츠고, 라이코스코리아, 엠파스 등 잡다한 이메일 계정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현재 네이트는 이메일 서비스보다 싸이월드와 같은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나 네이트온 같은 인스턴트 메신저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싸이월드의 회원수는 2400만명, 인스턴트 메신저 네이트온의 경우 회원수가 2700만명에 달한다.
이는 네이트 이메일 회원수(2500만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때문에 네이트는 성공적으로 정착한 싸이월드, 네이트온과의 연계를 통해 이메일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예컨대 로그인 할 때마다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게 하고 적립된 마일리지를 사용해 싸이월드 ‘도토리’(전자화폐의 일종)를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관계자는 “네이트온, 싸이월드와 제휴해 이메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