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 정보리터리시 소식

 

▧ No, 690
▧ 일시: 2008-12-05
▧ 언론매체: 경향신문
▧ 2008/12/9(화)
IT왕국의 ‘종이 신화’  

[한국에 살아보니] IT왕국의 ‘종이 신화’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12-05 18:05 | 최종수정 2008-12-05 22:59

한국은 ‘IT왕국’이라고 일본에서 불리고 있다.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빨리 IT화를 진행했다.

일찌감치 전국의 사무실을 물론 일반 가정에까지 ADSL을 도입했다.
그 덕분에 일에 지장 없이 메일이나 데이터교환을 할 속도가 돼, 컴퓨터 앞에 앉아서 대부분의 일처리를 하게 되었다.

한국은 웬만한 지방도시에 가도 인터넷을 할 수 있는 PC방이 있고, 심지어 커피숍도 컴퓨터가 놓여 있는 곳이 많다.

일본은 한국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거의 한국만큼 편리하게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일본은 천천히 IT화가 된 만큼, 인터넷과 관련된 범죄에는 조심스럽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카페(음료수가 나오는 PC방 정도?)에서도 신분증이 필요하다.
그리고 넷폴리스(인터넷경찰)가 있어 누가 어디에서 악플을 쓰더라도 잡아낼 수 있다.

컴퓨터가 나오면서 아무래도 그동안 정보를 팔아 왔던 언론이나 책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신문도 돈을 내지않고 인터넷으로 읽을 수 있다.
일본에서도 음악, 소설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듣고 보는 것이 유행이다.

또 반대로 출판계에서는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출판하는 것도 유행이다.

빠르고 그리고 깊게 IT화된 한국에선 특히 종이로 된 언론이나 잡지가 안 될 줄 알았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아직까지 신문을 많이 보고, 소설책도 많이 산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종이신화’라고 해서 왠지 무엇이든 종이로 남겨두고 싶다며 책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국 사람들도 역시 서점에 가서 책을 사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서점에 가면 항상 많은 사람들이 책을 사고 있다. 따끈따끈한 새 책이 나오는 코너가 그렇다.
들를 때마다 새로운 책이 나오고, 또 그것을 사는 사람이 몰려있다.

내 직업상 그런지 모르겠지만, 특히 학습참고서나 어학교과서가 있는 곳에 더 사람이 몰리는 것 같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학습 자료도 많고, 한 권만 사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왠지 책을 들고 도서관에 가야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은가 보다.

이렇게 보면 한국이 아무리 IT왕국이라 하지만 그래도 ‘종이신화’가 남아 있다.
하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종이에 인쇄하는 기술을 가졌던 나라이기도 하다.

IT화가 진행되면 종이 책이나 문서가 완전히 없어진다는 말도 있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역시 종이로 가지고 있어야 안심하는 사람의 이 감각은 뭘까?

<나라 유리에 | 서경대 교수·일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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