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 정보리터리시 소식

 

▧ No, 313
▧ 일시: 2008-09-01
▧ 언론매체: 디지털타임스
▧ 2008/9/16(화)
[디지털 산책] 인터넷 실명제 확대에 대한 소고  

안병한 법무법인 장백 변호사

[디지털 산책] 인터넷 실명제 확대에 대한 소고
입력: 2008-09-01 21:00
 

최근 인터넷실명제(본인확인제)의 확대실시를 두고 또 다시 인터넷 실명제와 관련된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 인터넷실명제의 적용대상을 업종의 구분 없이 하루 평균 10만명 이상의 사이트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였고, 이는 이르면 10월경 공포, 시행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인터넷실명제의 확대실시에 대하여 충분한 논의 등을 통한 의견수렴 절차가 있었는지 의문이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수단이라는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시기적으로도 지금과 같은 본인확인제의 성급한 확대 시행의 과정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현재 시행 중인 제한적인 본인확인제가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는지 그 실효성에 대하여 명확한 재평가와 조사, 분석이 필요할 것임에도 이에 대한 객관적인 논의는 생략된 것만 같다. 최소한 현 제도에 대한 평가 결과를 토대로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뒤에 그 확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최근 촛불집회와 같은 사회적 대립과 갈등으로 나라 전체가 몸살을 앓았던 점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이버공간에 대한 현 정부의 정책들은 표현의 자유의 확대와 그 보호보다는 일부 사이버범죄 등에 대한 통제나 정보관리의 효율성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 인터넷실명제의 실시는 분명 익명성으로 인한 일부 역기능을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사이버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언어폭력과 명예훼손 등의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편의적인 발상만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입법을 양산, 확대한다면 이는 충분히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할 수 있고 결국 위헌성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인터넷실명제의 실시에 따른 객관적인 유효성조차 명백히 입증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 오직 그 확대시행만이 사이버폭력에 대한 `적합한' 규제수단이라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고, 단순한 수사편의적 발상이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른 제한가능성만을 근거로 일방적으로 추진할 정책이 결코 아니라고 본다.

그 동안 표현의 자유의 확대역사는 곧 민주주의 확립의 역사였고, 표현의 자유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정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이러한 중요성에 비추어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는 여느 기본권과는 달리 그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고 있고 그 제한 입법에 대하여도 법리상 합헌성추정배제의 원칙, 입증책임의 전환이론, 명백ㆍ현존위험의 원칙 등과 같은 특별한 논의가 있을 정도이다. 나아가 표현의 자유 안에는 익명으로 표현할 자유(right to anonymous speech)까지 분명 보호받아야 할 내용으로 포함될 것이므로, 이를 제한하는 인터넷실명제의 확대시행에 대하여는 더욱 더 신중한 고민을 통해 접근하여 주기를 바란다. 실제로 익명성을 악용한 상습적인 사이버폭력 행위자들의 비율이 대부분의 정상적인 인터넷 사용자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약한데, 최소한 이를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누리꾼들의 성숙된 의식수준에 대하여 불신만으로 일관해야 할지 이에 대한 정책의 수립에 있어서 반드시 고민해보아야 한다.

익명성을 담보로 행한 사이버범죄에 대하여 이미 충분한 처벌 수단과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가해자의 추적 또한 수사기법상으로도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님에도 사후적 구제수단 외에 반드시 사전적 규제만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은 반드시 뒤따라야만 할 것이다.

lawyerab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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