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 정보리터리시 소식

 

▧ No, 200
▧ 일시: 2008-07-27
▧ 언론매체: SBS 8뉴스
▧ 2008/7/29(화)
인터넷 정보 보호책, ‘표현 자유’ 침해 논란  

[세상보기]① 인터넷 정보 보호책, ‘표현 자유’ 침해 논란
입력시간 : 2008.07.27 (07:28)

<앵커 멘트>
정부가 인터넷의 역기능을 차단하겠다며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내놓았는데, 일부 정책과 관련해선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 때문에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김성모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 50가지나 되는데 가장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정책이 어떤 거죠?
<답변 1>
인터넷상의 명예훼손을 막자는 취지에서 포털의 임시조치를 의무화한 내용이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입니다.
인터넷상의 댓글 때문에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댓글 삭제를 포털에 요청하면 포털은 즉시 이용자들이 이 글을 볼 수 없도록 30일 동안 차단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글을 완전 삭제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포털이 임시조치를 안할 경우 처벌을 받게 되는 데요, 지금은 명예훼손이 있는 경우 피해자가 문제가 된 글의 삭제를 요청하고 제공자가 임시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지만 포털측이 임시조치를 안 해도 처벌규정은 없는 상황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인터넷에서 막상 명예훼손을 당해 피해를 입을 경우 민사 소송을 통해 구제를 받는 방법 밖에 없는데 절차가 복잡하고 시일이 오래 걸려 실제로 구제신청을 하는 사례가 적었다면서 피해자를 즉시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인터넷상의 댓글과 관련해 그동안 판례가 포털측의 책임을 인정해온 만큼 실효성 확보차원에서 이같은 방안을 강구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서울고등법원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댓글을 방치한 4개 포털 사이트에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지난 2일 판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책과 관련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장여경(진보네트워크 실장): "명확한 법적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인터넷에 대한 규제가 이뤄질 경우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큽니다."
소비자나 근로자들이 기업에 대한 불만, 그리고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의 글이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명예훼손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에도 포털 사업자가 처벌을 면하기 위해 일단 글을 차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한 포털사이트가 삼성코레노 사측의 명예훼손 문제 제기로 삼성코레노 노조측의 카페를 임시차단했다가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해당 카페의 게시물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결정이 내려져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인터뷰> 박경신(고려대 법학과 교수): "자기가 보기에 명예훼손이라고 주장만 하면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인터넷 상에서 비평은 불가능해지는 거죠."


<질문 2> 명예훼손과 관련된 문제는 법무장관이 사이버 모욕죄 도입을 검토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죠?
<답변 2>
김경한 법무장관이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사이버 모욕죄를 언급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인터넷에서 악성댓글과 인격모독이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며 이런 글들에 대해 엄벌을 해야한다는 취지에서 사이버 모욕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신재민(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인터넷 상에서 악의적으로 허위 정보를 유포하여 공익과 사회질서는 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
현행 형법은 상대방에게 욕설 등으로 모욕감을 주는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이버 모욕죄가 신설될 경우 형벌이 높아지게 됩니다.
인터넷 상의 모욕이 전파력이 강해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처벌도 달리해야 한다는 게 법무부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제한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쇠고기 파동 때 비등했던 인터넷 비판 여론에 대한 정치 보복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습니다.

<인터뷰> 조정식(민주당 원내대변인): "기존 형법 311조인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가 '사이버 모욕죄'를 신설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을 긴급조치 시대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사이버 모욕죄와 관련해선 여권 내부에서도 너무 법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 하고 역기능을 잡으려고 순기능까지 억제시킬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3> 인터넷 사업자의 책임뿐 아니라 사용자의 책임도 강하게 묻겠다는 취지 같은데 이와 관련 댓글에 대한 본인 실명제도 확대된다죠?
<답변 3>
웬만한 인터넷 사이트에선 본인 확인이 돼야 앞으로 댓글을 달 수 있게 됩니다.
현재는 하루 접속 건수가 30만 이상인 사이트만 본인 확인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통위는 하루 접속 건수 10만 이상의 사이트도 본인 확인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본인확인제를 적용하는 사이트는 현행 38개에서 250여개 사이트로 늘어나게 됩니다.

<인터뷰> 임차식(방통위 정책관): "익명성에 의한 인터넷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한적 본인 확인제를 확대해나갈 것"
이에 대해서도 본인 실명제를 일방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부작용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인터넷은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매체를 가지기 어려운 일반 국민들에게 유일하고도 강력한 표현매체인데, 정부 정책은 이런 인터넷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질문 4> 이번 정책에 대한 인터넷 업체의 반응은 어떤가요?
<답변 4>
인터넷 업체는 정부 정책이 인터넷 진흥보다는 인터넷 규제로만 흐르고 있다며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정책 가운데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가 해당 사이트의 게시물을 의무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을 주문한 부분도 있는데요.
업계에선 지금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하루 1천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포털의 게시물을 일일이 찾아 모니터링을 할 수는 없다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 20일 공정위가 포털이 자의적으로 이용자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삭제하거나 수정할 수 있도록 한 약관에 대해 '불공정 약관'이라며 개선 조치를 내린 것과 이번 방통위 정책이 일부 모순된다는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질문 5>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외에 개인의 정보 보호를 위한 정책도 이번에 나왔죠?
<답변 5>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는 사고가 번번히 일어나며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대책이 마련됐습니다.
먼저 인터넷 상의 본인 확인수단으로 주민등록번호 외에 전자서명이나 휴대전화 인증 또는 인터넷 개인식별번호인 아이핀을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주민등록번호는 전자상거래 등을 위해 법령으로 규정한 경우 외에는 수집하거나 저장 유통 등을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웹사이트가 가입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고 취급위탁하는 행위에 대해 그동안 회원에게 포괄 동의를 받던 절차 역시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인터뷰> 임차식(방통위 정책관): "각종 법령을 재검토해서 불필요한 정보수집 근거를 둔 법은 개정하는 등, 사업자의 개인 정보 수집을 최소할 것"
개인정보가 유출되더라도 활용을 막기 위해 사업자들은 주민번호나 계좌번호 등 중요 개인정보는 암호화해 저장하게 됩니다.


<질문 6> 정부 정책은 발표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추진됩니까?
<답변 6>
정부는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관련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번 정부 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는 물론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그리고 국정원까지 동원돼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됐습니다.
그 배경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OECD 장관회의에서 한 환영사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명박 대통령: "익명성을 악용한 스팸메일 그리고 거짓과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은 합리적 이성과 신뢰까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정부의 추진 의지는 강력한데요, 야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 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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