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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103 ▧ 일시: 2008-06-29 ▧ 언론매체: 매일경제 ▧ 2008/6/29(일) | |
인터넷복제와 천재음악인의 몰락 [포커스] 인터넷복제와 천재음악인의 몰락 매일경제 기사전송 2008-06-29 18:01 | 최종수정 2008-06-29 20:01 ■ 장면 1. 한 천재 음악인이 있었다. 미국 뉴욕주립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마돈나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음반 작업에 참여했다. 이승철 조성모 등 국내 최고 가수들의 음반이 그의 손을 거쳐 만들어졌다. 한때 승승장구했던 그는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거액을 들여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녹음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춘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공짜 음악이 판치면서 거세게 몰아닥친 음반시장 불황은 천재인 그가 넘기에도 너무 높은 벽이었다. 그 와중에 이혼까지 당한 그는 심부전증으로 고생하면서 홀로 아이 셋을 키웠다. 사채까지 빌리며 악전고투했던 그는 빚 독촉에 시달리다 결국 구속당하는 신세가 됐다. ■ 장면 2. 네티즌들이 공짜 음악을 듣고, 공짜 영화를 볼 수 있는 사이트로 유명한 나우콤이라는 회사가 있다. 개봉조차 하지 않은 영화나 발매되지 않은 음반을 대량으로 퍼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회사가 운영하는 피디박스, 클럽박스는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사이트 때문에 피해를 본 영화인들이 지난 3월 이 회사 대표를 고발했고 검찰은 최근 그를 구속했다. 구속된 그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집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인터넷 사이트 아프리카TV의 대표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그의 구속을 '인터넷 마녀사냥'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장면 1은 지난해 7월 언론을 통해 알려진 한 천재 음악인의 기구한 인생유전 이야기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혹은 단돈 몇 푼 아끼기 위해 대수롭지 않게 저지르는 저작권 침해 때문에 수많은 음악가와 영화인들이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 공식통계로도 지난 7년간 불법복제로 인한 영화 음악 등 문화 콘텐츠산업의 매출 손실은 20조 8000억원에 달한다. 아무리 좋은 곡을 쓰고,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도 사람들이 돈을 내지 않고 공짜로 즐길 생각만 한다면,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너무도 쉽게 공짜 콘텐츠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정작 콘텐츠를 창조해낸 제작자나 가수, 작곡가와 영화감독은 먹고살 길이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밥벌이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영화나 음악에 대한 열정만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이 많다. 그들은 과연 나우콤 대표의 구속을 어떻게 볼까. 최근 나우콤 대표는 한 언론과 옥중 인터뷰에서 "현행 저작권법은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누가 생산했든 모든 콘텐츠는 공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찍이 불법 복제 천국으로 악명을 떨쳤던 한국은 여전히 정보와 지식, 창조적인 콘텐츠에 대해 돈을 지불하지 않고 공짜로 향유하려는 정서가 강하다. 지식문화산업에도 생떼와 어거지, 기이한 평등주의가 판친다. 미국에서 저작권법 위반 행위는 미국연방수사국(FBI)이 직접 수사를 벌일 정도로 중대 범죄로 취급된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대부분 복사본 대학 교재를 별 생각 없이 사용하지만 미국에서는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대학 교재를 복사할 경우 수천 달러의 벌금을 각오해야 한다. 한국에 만연한 저작권 불감증은 수많은 예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꺾고 한국 콘텐츠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는 데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드라마 대장금이나 가수 비의 성공 사례를 보면 한국 문화 콘텐츠산업의 잠재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제 네티즌들이 스스로 한국의 문화산업을 지키고 아껴야 할 때다. 매일경제 [이성원 산업부 차장 lsw@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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