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청소년 주머니 유혹 
‘아바타’ 청소년 주머니 유혹
방송3사도 가세…“무책임한 결제제도가 주범”
방송3사를 비롯한 대형 인터넷사이트의 유료콘텐츠 ‘아바타’가 청소년의 과소비와 사이버범죄, 가정불화를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바타를 구입하는 데 6개월간 170여만원의 돈을 썼던 13세의 초등학생은 부모 꾸중이 두려워 지난 5월 자살하기도 했다.
아바타는 사이버공간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캐릭터 분신이다. 방송사 사이트의 경우 지난 2001년 10월 iMBC가 드라마 홍보를 목적으로 주인공을 본딴 아바타를 처음 선보였다.
시민정보미디어센터 등 13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온라인게임문화포럼이 지난 21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청소년의 온라인결제 문제점과 대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청소년 희생을 바탕으로 한 유료콘텐츠 실상을 공개했다.
한국사이버감시단(단장 공병철)이 지난 18일 13개 아바타 서비스업체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바타 한 개당 가격이 최고 1만 1900원에 달했다. SBSi(10∼4900원), iMBC(1000∼4500원), KBS(100∼3000원), 네이버 한게임(100∼4900원), 야후코리아(400∼5000원), 프리챌(600∼1만1900원) 등으로 나타났다.
iMBC는 최고 충전금액이 50만원까지 되며 SBSi의 경우 휴대폰, ARS, 계좌이체, 신용카드, 사이버머니 등 다양한 결제방식을 택하고 있다. KBS는 휴대폰 결제만 가능하다. 또 1인 평균 월 5000원에서 3만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5개 이상의 사이트를 이용하는 성향을 고려할 때 사용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아바타 서비스 이용자는 세이클럽 140만명, 프리챌 65만명, SBSi 35만명 등으로 대부분이 청소년이다.
따라서 이들 업체가 월평균 거둬들이는 매출만 해도 최고 수십억원대에 달한다. 2001년 12월에 방송사 중 처음 유료화를 단행한 SBSi의 경우 지난해 아바타 매출이 하루 평균 10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공 단장은 “어린 청소년들이 아바타 치장에 과도하게 빠져 부모 몰래 부모의 휴대폰이나 신용카드, ARS 전화를 통해 각종 아이템 구입에 열중하고 있다”면서 “일부 학생들이 매달 수십만원씩 비용을 지불하는 문제로 부모와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능력이 없는 청소년들이 아이템 구입을 위해 해킹이나 사기, 성매매, 불법 소프트웨어 유포·판매 등 불법행위를 일삼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공 단장은 이어 20세 미만의 미성년자들이 부모동의 없이 결제가 가능한 것처럼 오인되고 있는 안내문(약관)의 부실함을 꼽았다.
그는 △부모동의 없이 결제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을 권리에 대한 고지가 없고
△통신요금-정보이용료의 통합징수로 부당한 청구에 대한 거부와 구체적인 사용내역 확인이 어려우며
△청구확인 정보를 한국통신이 제공하지 않고 있는 대금청구의 문제점도 짚었다.
온라인게임문화포럼은 청소년의 무차별적인 온라인콘텐츠 소비행태의 원인으로 “해당 부처의 무책임한 결제제도 도입과 운영에서 비롯된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 뒤
△통신요금과 정보이용료 분리납부
△법정대리인 동의 아래 미성년자 결제
△학부모 피해구제 등 청소년보호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정보통신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청소년의 온라인결제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 그 개선방안을 ‘디지털콘텐츠 결제 표준약관’으로 제정할 것을 요청했다.
기사입력 : 2003.07.30 10:54:18
신미희 기자 mihee@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