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음란물이대론안된다] “사이버 독버섯, 싹 잘라야” [인터넷 음란물 이대론 안된다] (4)전문가 진단 “사이버 독버섯… 싹 잘라야”
최근 일부 청소년과 성인들 사이에 자신의 알몸 사진을 동호회원들과 함께 여과없이 나누어 보는 ‘셀프 포르노’가 확산되고 있다.
‘캠누드’ ‘자작누드’ 등의 이름을 단 이 동호회들은 10대의 호기심과 성인들의 훔쳐보기 심리가 겹치면서 수만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포털사이트 가운데 동호회수가 가장 많은 다음의 경우 이런 음란카페가 수십개씩 생겨났지만 정부나 업체나 모두 눈뜬 장님처럼 제대로 단속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관계자는 “음란카페를 지속적으로 찾아내 삭제하고 있지만 워낙 많아 단속의 손길이 뻗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카페를 폐쇄해도 곧바로 다른 쪽에 만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셀프누드 확산에 대해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의 어기준 소장은 “디지털카메라 등이 발달하고 성에 대한 인식 변화로 알몸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는 탓”이라고 진단했다. 어소장은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인터넷의 특성상 셀프누드 사진이 사이버공간에 한번 올라가면 본인에게는 엄청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넷과 PC통신 사용이 늘면서 사이버 연애에 심취해 정작 배우자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부부관계에 심각한 금이 가 이혼에 이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모씨(37)는 결혼 6년째인 지난 5월 아내와 이혼했다. 자신의 알몸 사진을 동호회원들끼리 함께 나누어 보는 ‘셀프 포르노’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20대 여대생과 사진을 주고 받은 게 화근이었다. 이씨는 이 여대생과 각자 분신(아바타)까지 만들어 인터넷 공간에서 함께 쇼핑을 하고 잠도 자는 ‘2중생활’을 즐겼다.
(사)한국사이버감시단 공병철 단장은 “가상공간 속에서의 데이트에만 몰두하는 배우자로 인한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부부생활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사생활을 간섭받기 싫어하는 것 등이 사이버 연애에 빠진 사람들의 대표적 증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무분별한 음란물의 확산은 어린이 성추행 등 현실세계에서의 범죄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와 민간차원에서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을 비롯한 멀티미디어의 발달로 각종 음란물과 폭력물이 자연스럽게 유통되면서 거리낌 없이 개인욕구와 불만을 자극적으로 표출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음란물대책협의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탈과 비행으로 여기던 엽기적 행위들이 최근에는 하나의 사회틀처럼 변질되고 있다”면서 “특히 청소년들이 쉽게 엽기적인 음란물과 폭력물을 접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려대 김일수 교수(법학과)는 “현재 인터넷 게시판은 의사소통의 장이 아니라 욕설과 인신공격,음란물 등으로 뒤범벅이 되고 있다”며 “사이버문화의 역기능을 감안한다면 인터넷 운영자에게 음란물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 “최악의 경우 오프라인상의 반사회적 행위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상의 반사회적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최후 수단으로 형사 제재가 고려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이미 가동중인 경찰·검찰의 사이버범죄수사대의 전문인력을 더욱 확충하고 그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네티켓 운동을 펼치고 있는 네띠앙의 홍윤선 사장은 “인터넷이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정보화시대의 특성과 결합하면서 의도하지 않았던 부정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며 “사이버 유토피아가 자칫하면 디스토피아로 전락할 위험마저 있다”고 경고했다. 홍사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제 사이버공간도 일상적인 생활공간이기 때문에 초중고 교육과정에 네티켓(인터넷 예절)이 포함돼야 한다”며 “초등학교 윤리교육에 푸른 신호등을 보고 건너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정부나 업계가 네티켓 문화 확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통신부가 다음달부터 내용등급제 등으로 음란물을 규제하는데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진보네트워크 장여경 정책실장은 “최근 당국은 자살과 폭력,음란 등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인터넷에서 찾고 있다”며 “자살이나 음란 등 극단적인 사례를 강조해 여론몰이에 나서면서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성호 변호사는 “최근 불거진 여러가지 사회병리현상 때문에 표현의 자유보다는 규제를 강조해온 쪽에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그러나 인류 역사상 최초의 쌍방향 표현매체로서 이제 막 기능하기 시작한 인터넷에 대한 규제를 제도화하면 그 역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봉섭기자 bs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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