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이버폭력 피해자 고소 없어도 수사 방침

뉴시스  기사전송 2008-06-27 18:15

검찰이 사이버폭력과 관련 피해자 고소가 없어도 수사를 벌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검 소회의실에서 경찰 사이버 수사팀 관계자들과 실무협의회를 열고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폭력 근절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2005년 1월 '연예인X파일'사건과 2006년 2월 리니지 가입자 120만명 명의도용사태, 2007년 1월 가수 '유니' 악성 댓글로 인한 자살 사건, 2007년 12월 가수 '나훈하' 유명 여성 연예인과 스캔들 괴담 사건 등 과거 인터넷 유해환경 실태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 같은 실태조사를 통해 최근 인터넷 유해 사례를 유형별로 법률적용을 정리했다.

인터넷상의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 또는 집단적 비방 등의 경우는 명예훼손죄, 특정인에 대한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해 집단적 비방, 협박을 유도하는 경우는 협박죄 또는 업무방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죄이다.

인터넷을 매개로 기업체에 광고중단을 요구하는 등 집단적 협박, 폭언으로 기업활동을 저해할 경우는 협박 및 업무방해죄, 기업체와 정당, 특정 개인의 인터넷 홈페이지 해킹, 공격적 접속 등은 정보통신망침해죄에 해당한다.

또 인터넷 서비스 업체 등의 회원정보 유출, 악성프로그램을 이용한 개인정보를 수집, 거래하는 경우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죄 또는 주민등록법위반죄 등이다.

검찰은 이 같은 법적용 기준을 바탕으로 경찰 등 유관기관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정보공유 및 합동수사를 통해 인터넷 유해환경 사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검찰은 사이버폭력을 행한 누리꾼 중 악의적일 경우 피해자의 고소 또는 신고를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피해자와 협력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을 세웠다.

또 인터넷 모니터링 요원을 지정,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해 피해 신고 전화 및 신고 웹사이트 운영을 통해 피해사례를 수집한 뒤 단속에 활용할 예정이다.

검찰은 사이버폭력사범에 대해 기계적 처벌이 아니라 범행방법, 피해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안에 따라 탄력적으로 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인터넷을 이용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및 광고 중단 위험 등 우려할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사이버폭력을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표현의 자유가 헌법상의 권리이지만 인터넷 게시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이 같은 행위는 기업 활동 저해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정재호기자 next08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