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 범행모의부터 성매매까지

뉴시스  기사전송 2008-12-27 15:25

인터넷 채팅이 여러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 채팅을 통해 범행을 모의하는가 하면 채팅을 통해 만나 성매매가 이뤄지거나 잘못된 만남으로 이어져 폭행과 사기 등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일 전주에서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나 범행을 계획하고 절도 행각을 벌인 오모씨(26)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 달 17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서노송동의 한 빌라 3층 신모씨(29.여)의 집 가스배관을 타고 유리창을 통해 들어가 현금 30여만원을 훔쳐 달아나는 등 모두 7차례에 걸쳐 450여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모 사이트에서 게임을 하던 중 채팅을 통해 유흥비를 마련하자고 합의가 이뤄져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당시에는 역할을 분담해 일을 처리하는 계획적인 행동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가 하면 지난 9월에는 전주 덕진경찰서에 의사 행사를 하며 채팅을 통해 만난 여성들을 농간해온 30대 회사원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남씨는 지난 2월7일께 S클럽이라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유모씨(28.여)에게 자신이 의사인 것처럼 속이며 말을 걸었던 것.

채팅을 통해 남씨가 유씨에게 의사들이 흔히 쓰는 전문용어를 사용하며 접근을 하자 이에 호감을 느낀 유씨는 남씨와 만남을 가지게 됐고, 이런 유씨에게 남씨는 결혼을 약속하며 성관계를 맺고 두 차례에 걸쳐 23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회사원이었던 남씨의 사기행각은 1년이 채 되지 않아 탄로가 났고, 유씨의 신고로 결국 혼인빙자간음 등의 혐의로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됐다.

남성들의 사기행각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이뤄졌다면 '조건 만남'으로 남성들을 유혹해 돈을 받아 가로챈 10대 소녀의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전주 덕진경찰서에 사기혐의로 붙잡힌 A양(17)은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접속해 있는 성인남성 50여명에게 '조건 만남'을 하자며 접근, 돈을 먼저 입금해 주면 만나겠다고 속여 3만원에서 5만원씩 모두 230여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았다.

특히 A양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친구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는 치밀함을 보였고 이렇게 입금받은 돈은 대부분 유흥비로 탕진한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이버순찰 중 모 채팅사이트에서 '만남을 빙자해 돈만 받고 사라지는 10대 여자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게시물 등을 보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대부분의 피해 남성들이 이 사실을 숨기려고 해 범인 검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뉴시스】박원기기자 wgpar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