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다시 고개…게임업계 긴장

고뉴스  기사전송 2008-11-05 16:39

‘밤12~6시’ 심야시간대 서비스 제한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 상정 움직임
“실효성 없고 부작용 크다” 반발 거세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보였던 ‘셧다운제’ 도입이 재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게임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심야시간대 게임 서비스를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주요 골자로 하는 청소년 보호법 개정 움직임이 보건복지가족부를 중심으로 재등장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는 ‘셧다운제’ 외에도 연령확인 전 이용제한 매체물 게시 금지, 중독 경고문 표시, 유료 서비스에 대한 보호자 동의 요구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개정안에 대해 대책회의까지 열었으며 빠르면 연내에 국회에 구체적인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셧다운제’는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막는 제도로 게임 과몰입 방지의 일환으로 수년 전부터 학계 및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도입이 요구돼 왔다. 하지만 “21세기의 통행 금지법”이라는 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유야무야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 9월 민주당 최영희 국회의원 주재로 국회에서 관련 공청회가 열린 이후 다시 ‘셧다운제’ 도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당시 공청회에 패널로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게임 중독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가족, 학교, 사회, 국가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게임 공급자를 통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관련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셧다운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미 태국과 중국 등에서는 ‘셧다운제’ 또는 이와 유사한 ‘피로도 시스템’ 등을 적용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게임 업계는 당황스러우면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A업체 한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논의가 또다시 반복되는 게 안타깝다”며 “제고의 여지가 없는 탁상공론의 전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B업체 관계자 역시 “대통령까지 나서 게임을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키우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복지부만이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며 “영업권을 침해할 소지가 큰 만큼 법 제정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산업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게임산업과 최종철 사무관은 “‘셧다운제’는 그 자체로 실효성이 없는 데다 게임 산업 전체에 상당한 부작용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는 제도”라면서 “향후에 복지부에서 협조 요청이 온다면 뚜렷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부 주도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부모의 요청에 의해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게 하는 ‘유사 셧다운제’역시 이번 게임산업 진흥법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무관은 “게임 과몰입 방지를 근절시킬 방안으로 고려됐으나 업계의 관련 기술 구현이 쉽지 않은 데다 반발이 커 이번 개정안에는 논의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뉴스=포커스신문 강민혁 기자) paikshow@g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