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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507 ▧ 일시: 2008-10-31 ▧ 언론매체: 디지털타임스 ▧ 2008/11/7(금) | |
[DT 시론] 노벨상과 인터넷 실명제 [DT 시론] 노벨상과 인터넷 실명제 디지털타임스 기사전송 2008-10-31 08:01 손연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공교롭게도 일본이 2008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싹쓸이하고 화학상 수상자에도 일본인이 포함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던 날, 한국의 국가 경쟁력이 11위에서 13위로 두 계단 낮아졌다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발표가 나왔다. 한국에 비해 일본은 벌써 16번째 수상자를 냈고, 그것도 물리ㆍ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우리보다 기초체력이 튼튼하고, 이공계에 대한 국가와 사회 일반의 지원 시스템 역시 확고하다는 반증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일본 열도가 16번째 노벨상 수상에 따른 환호로 넘치는 동안, 한국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잇따른 자살로 사회 전체가 들끓었다. TV 화면도 기초과학 부진에 대한 자성론은 들어설 기회조차 없었고 온통 연예인 이야기들이 도배를 했다.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의 가장 중심에 있는 `연예인 만능 공화국' 한국과 기초과학 강국 일본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초라해지는 심정을 금할 길 없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한국인들은 채팅과 온라인 쇼핑 등 인터넷의 소비적 이용이나 소모적 인터넷 댓글 등 멀티미디어에 의한 즉흥적이고 찰나적 욕망의 배설에 몰두해 있는 사이, 일본인들은 원천기술의 토대를 착실히 쌓으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의 오용과 악용이 우리 기초과학 부진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왠지 생산적ㆍ창조적 활용이라는 인터넷의 순기능이 더 공고해져서 역기능이 힘을 쓰지 못한다면 우리 기초과학 연구 환경도 지금과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언뜻 보기에 별개의 사안인 듯해도 인터넷이 여러 학문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연구, 성찰로 가득 찰 수만 있다면 그 나라의 장밋빛 미래는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반의 각종 역기능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휘두르는 자신도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특히 `창조적 온라인'이 아닌 `소비적 온라인'에 사회의 대부분이 경도돼 있는 듯하고, 거대 자본력이 이를 부추기는 양상마저 벌어지고 있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양날의 칼'을 아무런 경고도 없이 쥐어주고 있는 실정이다. 자신의 표현과 글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공공윤리의 망각과 익명성의 팽배는 남을 해치는 동시에 그 폐해가 자신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와 결국은 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크게 훼손하는 원인이 된다. 악플이나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사람을 잡는 `키보드 킬러'는 언제든 그 자신도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2002년에 `프로바이더 책임 제한법'을 만들어 인터넷 명예훼손과 악플 등의 피해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피해자의 요청을 받은 사이트 운영자는 악플 등을 삭제하고 이를 올린 발신자 정보를 피해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문부과학성이나 경찰청 등의 정부 차원에서도 `정보 도덕 지도 포털 사이트'를 개설하고 인터넷 범죄 예방과 인터넷 댓글 매너 교육 등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실시한 지 오래되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세계 최초로 정보통신 윤리에 대한 교과서를 만들어 초ㆍ중ㆍ고교에 보급, 하나의 과목으로 채택하도록 힘썼고, 전문적인 정보통신 윤리강사의 모집 및 파견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강력한 사회적 요청을 바탕으로 인터넷 실명제를 전면적으로 확산 실시해야 할 때다. `싸이월드'가 지난 2005년 8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했을 때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실명제 덕택에 신뢰도가 상승하고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사회를 구성하고 지속하게 만드는 힘은 구성원 사이끼리의 신뢰에 달려 있는 것이다. 원래 사이버 공간은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통한 생산적 활동에 매우 적합한 곳이다. 우리 사회는 이미 월드컵 응원전을 통해 커뮤니티에 의한 폭발적 에너지의 긍정적 분출을 경험했다. 그러나 작금의 여러 양상은 공동체 의식을 공고화하기 보다는 오히려 분열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것도 네티즌 스스로 자신에게 해가 될 것이 분명한, 공동체의 분열로 내몰고 있으니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누구라 할 것도 없이 모두 커뮤니티 붕괴에 일조한다면, 그 누가 과연 마음의 평안과 이로운 지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창조적 콘텐츠가 잘 다니라고 만든 고속도로(인프라)에 불량품만 돌아다니고 있어서야 언제 일본의 경쟁력을 따라잡으며, 언제 기초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인가. 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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