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신권력층 연예인들이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기본의무사항인 소비자보호법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평소 ‘공인’ 운운 하며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한 혜택은 알뜰히 챙기면서도 정작 쇼핑몰의 기본사항인 환불이나 반품 등은 무시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얼굴이 좀 알려졌다 하면 너도 나도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시작하는 게 연예계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창업 자본이 적게 드는데다 잘 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기 때문에 연예인들이 앞다퉈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연예인이라는 유명세를 활용해 손쉽게 홍보할 수 있다는 점도 연예인 운영 인터넷 쇼핑몰이 크게 늘고 있는 이유. 현재 연예인이 운영하는 쇼핑몰은 6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조사 결과 연예인이 오너인 인터넷 쇼핑몰들이 최소한 지켜야할 소비자보호법도 지키기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연예인들은 ‘공인’으로서의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이고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소비자 권익에 둔감한 연예인 인터넷 쇼핑몰들

공정위는 1일 “개그우먼 백보람이 운영하는 ‘뽀람’과 가수 출신 김준희가 운영하는 ‘에바홀딩스’. 가수 출신 이혜영이 운영하는 ‘미싱도로시’. 개그우먼 김주현이 운영하는 ‘따따따’. 축구선수 안정환의 부인 이혜원이 운영하는 ‘리안’ 등 5개 쇼핑몰이 소비자보호법을 지키기 않은 것으로 드러나 시정명령과 함께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 5개 쇼핑몰은 포털사이트 엠파스에서 연예인 운영 인터넷쇼핑몰 인기순위 상위 5위 이내에 든 유명 쇼핑몰로 이중 ‘미싱도로시’의 경우에는 2004년 이후 매년 100억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는 대박 브랜드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쇼핑몰들은 소비자가 구매 의사를 철회하거나 판단착오로 구매한 경우 환불을 해주지 않아 소비자의 정당한 반품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상품을 배송받은 뒤 7일 이내에 구매 의사를 철회할 수 있으며. 해당 업체는 상품을 반환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의 한 관계자는 “대다수 연예인 의류 쇼핑몰들이 7일 이내에 구매 취소를 제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고 밝혔다.

또 이혜영의 ‘미싱도로시’의 경우에는 초기화면에 상호. 대표자. 성명. 전화번호 등 사업자 신원정보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혜원의 ‘리안’은 초기화면에 이용약관을 표시하지 않아 적발됐다. 김주현의 ‘따따따’와 백보람의 ‘뽀람’은 소비자가 반품을 요구할 경우 현금으로 내주지 않고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으로 대체해주거나 다른 상품으로 교환만 가능하도록 했다.

결제대금예치제도(에스크로제도) 등 구매안전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은 곳도 많다. 에바홀딩스와 미싱도로시. 뽀람은 에스크로제도에 가입하지 않아 적발됐다. 에스크로제도는 소비자가 지급한 결제대금을 제3자가 보관하고 있다가 상품이 인도된 후 이를 사업자에게 전달하는 제도다.

직장인 정모(27·여)씨는 “모 연예인 쇼핑몰에서 옷을 구입했다가 화면으로 봤던 질감과 달라서 환불을 요구했지만 단순히 마음이 바뀐 경우에는 환불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황당했다”며 “연예인 쇼핑몰이 지나치게 고자세인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연예인 인터넷 쇼핑몰들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쇼핑몰이 논란의 도마에 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탤런트 김규리는 지난해 8월 자신이 운영하는 쇼핑몰 ‘귤’에서 ‘짝퉁 모자’를 팔다 정식 수입사로부터 고소를 당해 판매한 상품을 회수. 환불해줬다. 또 가수 하하는 지난 3월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복무하는 중에도 쇼핑몰 ‘하하몽닷컴’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자 “입대 전 쇼핑몰을 정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포츠서울  김영숙기자 eggroll@ 

  기사전송 2008-06-01 19:40 | 최종수정 2008-06-01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