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 & 정보리터리시 소식

 

▧ No, 189
▧ 일시: 2008-07-24
▧ 언론매체: 경향신문
▧ 2008/7/29(화)
사이버 모욕죄는 구시대적 ‘정치 입법’이다  

[사설]사이버 모욕죄는 구시대적 ‘정치 입법’이다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07-24 06:32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그제 국무회의에서 인터넷 유해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사이버 모욕죄의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기다렸다는 듯이 “적극 환영한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실제 추진의지가 강한 듯 보인다.
네티즌들을 겁주기 위해 지나가는 말로 해본 말은 아니라는 뜻이다.
김 장관은 “최근 인터넷상에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기업 광고중단 위협 등의 행위가 위험 수위에 이르는 등 불법과 무질서가 한계에 달했다”며 사이버 모욕죄 신설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악플과 같은 명백한 범죄 행위와 소비자 운동을 구분하지 않고 싸잡아서 불법과 무질서로 보는 김 장관의 시각부터 우선 거슬린다.
여기에 긴급조치라도 발동하듯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 이런 행동을 엄히 다스리겠다는 발상은 다분히 구시대적이다. 유언비어 날포죄로 여론을 통제하려 한 군사정권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현행 형법 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공연히’라는 말은 ‘공개 장소에서 여러 사람이 보는 가운데’라는 의미다.
사이버 공간은 여러 사람이 보는 공개 장소다. 글을 올리는 이가 익명을 사용한다고 해도 행위가 이뤄지는 곳은 공공연한 장소임에 틀림없다.
형법으로 사이버상에서 이뤄지는 모욕 범죄를 처벌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기존 법 체계로 처벌이 불가능한 법적 공백이 없는데도 새로운 규정을 만드는 것은 명백한 과잉입법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데도 굳이 사이버 모욕죄를 들고 나온다는 것은 반정부적 분위기가 인터넷을 타고 확산되는 것을 어떻게든 틀어막아보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상이든 오프라인상이든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일은 민주 정부의 당연한 책무다.
인터넷에 쓰레기 같은 욕설과 정보들이 떠도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권력의 개입은 명백한 범죄행위로 국한돼야 한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면서 국민과 소통한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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