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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600 ▧ 일시: 2008-11-19 ▧ 언론매체: 강원일보 ▧ 2008/11/20(목) | |
[강원시평]인터넷 휴(休)요일 [강원시평]인터넷 휴(休)요일 필자는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문을 가르치고 있다. 쉽게 말해 컴퓨터로 밥을 먹고사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조금은 자극적인 논제를 드는 것은 그동안 겪어 온 많은 문제점을 부각하기 위함이므로 크게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우리는 지금 인터넷 세상에 살고 있다. 옹알이가 끝남과 동시에 우리 아이들의 손에는 컴퓨터 마우스가 들려 있고 심부름의 대가로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사주고, 칭찬을 대신하여 게임시간을 허락한다. 아이들 입장에서 인터넷은 단순한 유희적 행위만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고 생각과 행동이 공존하는 다른 자아(自我)가 생성되는 의미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제약된 사회환경의 절제적 행위를 요구하는 현실의 자아보다는 자유롭고 참견없이 표현하고 활동할 수 있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가상의 자아에 집착하는 정도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터넷 매체를 통한 정보수집이 보편화되는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가 인터넷을 원활하게 사용하는 것이 뭐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무분별한 음란물의 접근이나 게임과 같이 오락성 서비스를 위한 용도로 변모해 가고 있다. 이는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학습활동과 같은 생산적인 도구가 아닌 게임과 같은 소비적 도구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정보습득의 용이성으로 인하여 지식의 가치를 저평가하는 경향도 보인다. “왜 이걸 배워야 해요? 인터넷에 다 있는데?” 필자가 강원체신청 정보통신윤리 강사로 강원지역의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 결과, 농촌지역 학생들이 도시지역 학생들보다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는 농사일로 바쁜 부모들의 가정지도를 컴퓨터가 대신하는 탓의 결과라고 조심스럽게 판단한다. 그리고 지난해 숙명여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게임중독이 현실의 교우관계의 긍정적인 면을 낮게 지각하며 경쟁심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때 게임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의 맞벌이 여부가 자녀의 인터넷 몰입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결과도 나왔다. 현실의 윤리적 의식이 인터넷상에서는 가치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악성 댓글로 인한 유명 여배우의 자살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의 특성상 절제와 생각의 되새김 없이 폭력적, 악의적 글이 난무하고 인터넷 공간상의 다툼이 현실까지 연장되는 일련의 사건들이 그 방증이다. 폭력성 온라인 게임을 흉내되는 아이들, 인터넷의 자아와 현실세계의 자아를 혼동하는 아이들, 식탁 앞에 앉은 아이들 뒤편의 또 다른 존재,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 및 중독의 우려가 있는 청소년의 비율이 대략 20%에 달한다. 이 같은 현실에서 인터넷 순기능 교육에 지나치게 치중 하는 교육기관들은 역기능 예방을 위한 순화교육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사회적 환경에 걸맞은 윤리적 의식을 함양시키는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과다한 인터넷 사용을 절제시키기 위하여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차량 5부제나 10부제처럼 아이들 스스로 일주일에 하루는 인터넷 사용을 절제하는 인터넷 휴(休)요일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자발적이지 않은 실천은 무의미하다.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고 자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 방에 방치된 컴퓨터는 열려있는 거실로 옮겨야 한다. 폐쇄적인 공간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 유발되기 마련이다. 서로의 눈과 귀를 공유할 수 있는 거실은 자연스럽게 절제의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 사용에 따른 약속을 통하여 계획성 있는 생활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오늘 저녁에는 집에 있는 컴퓨터를 끄고 아이들의 교우관계나 생각 속으로 접속해 보자. 박명철 송호대 교수 정보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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