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소비자단체 소송 허가…2006년 9월 이후 처음

쿠키뉴스  기사전송 2008-10-21 17:22

법원이 개인정보침해 중지를 요구하는 소비자단체의 소송을 허가했다.
2006년 9월 소비자보호법이 개정된 이후 법원이 처음으로 이를 허가함에 따라 향후 소비자단체 소송의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경실련·녹색소비자연대·소비자시민모임·한국YMCA전국연맹 등 4개 소비자 단체가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를 상대로 제기한 소비자단체소송을 지난 14일 허가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소송은 소비자단체나 비영리민간단체들이 소액 다수의 소비자 피해를 신속히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지만, 소송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법원의 소송허가가 이뤄져야 소송이 진행되도록 돼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지난 7월24일 SK브로드밴드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중 일부 내용이 소비자권익을 침해하는 내용이라며 중지를 청구하는 단체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악용해 소비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초고속인터넷과 무관한 제3자에게 제공하는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게 소비자단체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단순 개인정보 제공은 소비자의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없으니 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허가는 법원이 기업의 개인정보보호정책에 대해 소비자단체소송을 하는 것이 다수 소비자의 권익보호 및 피해예방을 위한 공익상의 필요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한 소비자단체 소송을 통해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상업적 활용에 대해 철저하게 시비를 가릴 것”이라며 “SK브로드밴드측은 개인정보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하며, 위약금 없이 즉각 해지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