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강요에 사채놀이까지…어른 뺨치는 10代범죄 
성매매강요에 사채놀이까지…어른 뺨치는 10代범죄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8-10-15 18:59 | 최종수정 2008-10-16 11:02
#1.“당신 딸을 납치하고 있으니 500만원을 보내라.”
지난 12일 오후 여중생 A(14)양의 아버지(49)에게 협박전화가 수차례 걸려왔다.
형사들이 전화 발신지인 서울 종로, 을지로, 청계천 일대로 급파됐다.
CCTV에는 6명의 청소년들이 어울려 다니며 공중전화로 전화를 거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이 이들을 붙잡아 조사한 결과 가출 생활 중 A양을 만난 B(18)군 등 6명이 돈이 궁해지자 A양과 함께 짜고 아버지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15일 B(18)군 등 3명을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지난달 20일 새벽 3시쯤부터 3시간가량 신촌과 은평구 등 서울 서북부 지역 일대에는 10건가량의 오토바이 날치기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경찰이 비상에 걸렸다. 2인 1조로 움직이며 이 일대를 휘젓던 10대들은 심지어 경찰에 쫓기는 중에도 범행을 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경찰이 이들을 붙잡아 조사한 결과 하루 동안 훔친 금품만 500만원으로 평소 1주일에 한두 차례 폭주를 즐기다 새벽이 되면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성인 범죄를 무색케 하는 청소년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청소년 범죄는 특히 성인 범죄를 모방하거나 흉포화할 뿐 아니라 집단화, 조직화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청소년 범죄는 몇 년 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2004년 8만6861명이던 청소년 범죄자는 지난해 11만 5661명으로 늘었다.
살인·강도·강간·방화 등 강력범도 같은 기간 1839명에서 2113명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중 청소년 범죄가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6.6%로, 2004년보다 범죄율이 33%나 급증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서는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아르바이트를 시킨 뒤 화대와 임금을 갈취하는 범죄까지 청소년들이 모방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여고 중퇴생 강모(18)양 등 2명은 후배 박모(16)양에게 하루 1∼4차례씩 20일동안 50여차례나 성매매를 강요한 뒤 화대 수백만원을 모두 가로챘다. 고등학생 김모(17)군 등 2명은 학교 써클 동기와 후배 등 60여명에게 지난 여름 순천의 한 꼬막 양식장에서 일을 시킨 뒤 후배 40명의 임금 수백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에는 유모(18)군이 동네 후배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100%의 이자를 붙여 돌려받는 수법으로 ‘사채놀이’를 흉내 내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어른 뺨치는’ 청소년 범죄는 인터넷을 통해 폭력·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과 입시 스트레스, 유흥비 마련을 목적으로 한 범죄의 증가 때문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해 연 3회 일선 경찰관이 직접 초·중·고교를 방문해 강의하는 ‘범죄예방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소년범 수사 시 교수 등 전문가가 참여해 재범 위험성 분석 및 선도조치를 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전문가 참여제’를 운영하는 경찰서는 현재 전국에 52개서에 불과해 청소년 범죄 예방을 위한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대 박정선 교수는 “청소년들의 행동을 적절히 통제해주는 가정·지역 공동체의 붕괴나 경제적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끼게 하는 금전지상주의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