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399
▧ 일시: 2008-10-04
▧ 언론매체: 문화일보
▧ 2008/10/8(수)
“사이버폭력 차단” vs “정략적 이용 말라”  

“사이버폭력 차단” vs “정략적 이용 말라”

문화일보  기사전송 2008-10-04 07:36

인터넷 악성댓글(악플)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진 탤런트 최진실씨의 자살 사건를 계기로, 정치권에선 인터넷상의 근거없는 인신모욕이나 악플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최진실법’ 도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인터넷상의 사이버 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판단 아래 사이버 모욕죄 및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은 최진실씨 자살사건을 이용해 정권의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려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나경원 한나라당 제6 정조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사이버명예훼손죄는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를 할 수 있는 친고죄여서 수사에 어려움이 많고 피해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고소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도록 사이버 모욕죄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30만명 이상 회원의 인터넷 카페에 적용하던 기존의 제한적 본인 확인제 기준을 ‘10만명 이상’으로 낮추겠다”며 “익명성 뒤에 숨어서 무차별적으로 선량한 시민을 공격하는 인터넷 종양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인터넷 악플은 가장 비겁한 집단들이나 하는 짓으로 헌법상·법률상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며 “정기국회에서 ‘최진실법’을 통과시켜 최진실씨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인터넷 게시글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 삭제를 포함한 임시조치를 요구했을 경우 24시간 이내에 이를 반드시 처리토록 하고, 인터넷상의 명예훼손이나 권리 침해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위원회의 분쟁조정부 위원수를 5인 이하에서 25인 이하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기존 형법으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수사기관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려는 것은 인터넷상의 삼청교육대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고인이 된 최진실씨의 이름까지 팔아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은 ‘최진실법’이 아니라 최진실 모욕법”이라고 비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현행 모욕죄와 마찬가지로 범죄구성 요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운 사이버 모욕죄를 도입하려는 것은 옥상옥 법을 만드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가슴아픈 한 연예인의 죽음을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고 질타했다.

유병권·권로미기자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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