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340
▧ 일시: 2008-09-17
▧ 언론매체: 노컷뉴스
▧ 2008/9/25(목)
'시대를 바꾼' 12건의 판결  

'시대를 바꾼' 12건의 판결

노컷뉴스  기사전송 2008-09-17 10:27

성차별 금지부터 사이버범죄까지
대법원이 '사법 60주년'을 맞아 한국 사회를 변화시킨 '시대의 판결' 12건을 선정해 전시한다.

시대를 바꾼 판결은 남녀 성차별 관행에 쐐기를 박은 판결에서부터 사이버범죄에 대한 단죄까지 시대 변화의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한국을 변화시킨 첫 번째 판결은 1988년 여성 전화교환원 퇴직처리 무효 사건.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지난 1981년 직원 정년을 43세에서 55세로 높이는 규정을 마련했다가 전화교환원의 정년만 43세로 낮추자 대법원은 '사실상 여성이 대부분인 교환원의 정년만 합리적 이유 없이 낮게 정한 것은 헌법과 근로기준법이 선언하고 있는 남녀평등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판결했다.

지난 2005년 여성에게 종중원의 지위를 인정한 판결은 뿌리깊은 남녀 차별 의식을 획기적으로 뒤바꾼 판결로 인정되고 있다. 당시 종중 땅을 팔고난 돈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차별을 받은 용인 이 씨 가문의 기혼여성들이 낸 소송에서 대법원은 '성인 남자만 종중의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관습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을 보장하는 헌법에 어긋나 법적 효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성전환자의 호적 정정을 허가한 2006년 판결은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한층 신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A 씨가 주민등록번호의 뒷자리 첫 번째 숫자를 2에서 1로 바꿔달라며 정정신청을 내자 대법원은 '남녀 구별은 정신적·사회적으로 전환된 성을 가졌다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성전환자들의 호적 정정신청은 최근에도 줄을 잇고 있다.

피의자 인권 측면에서도 우리 사회 변화는 뚜렷하게 감지된다. 강압적인 상황에서 얻은 자백 진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걸개그림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진술거부권을 알리지 않고 얻은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신이십세기파사건', 함정 수사를 통해 범죄를 유발한 것은 불법임을 명시한 '필로폰 함정수사 사건' 등이 그 예다.

이밖에 1997년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인정한 판결, 여성의류 실제 가격을 할인 가격으로 속인 유명 백화점에 사기죄를 물은 사건, 사회 통념을 넘어서는 교사의 체벌 행위에 유죄를 선고한 사건 등도 시대를 바꾼 판결로 꼽혔다.

빠른 정보화로 인한 '21세기적 판결'도 12건의 판결 안에 포함됐다. 저작물 공유 사이트인 '소리바다'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사건, 인터넷 게시글은 물론 답글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죄를 인정한 사건 등은 변화하는 시대상을 뚜렷이 보여주는 사건들로, 최근 사법당국은 이같은 사이버범죄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법원은 오는 26일 개관하는 법원청사 내 법원전시관에 이 같은 12건의 판결을 그림과 함께 액자 형태로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BS사회부 심나리 기자] aslily@cbs.co.kr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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