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33
▧ 일시: 2008-06-13
▧ 언론매체: 아이뉴스24
▧ 2008/6/20(금)
이용자는 빠진 '인터넷 이용자 문화 정책' 세미나  

이용자는 빠진 '인터넷 이용자 문화 정책' 세미나

아이뉴스24  기사전송 2008-06-13 13:04

스팸, 개인정보 유출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된 가운데 인터넷 폐해와 관련 이용자 중심으로 논의해보겠다는 세미나가 열렸다. 그런데 정작 이용자의 입장은 반영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정보통신이용자포럼(ITUF)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보문화포럼(의장 이각범), 국회의원 황진하 공동으로 '이용자측면의 인터넷 문화정책'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ITUF는 이 세미나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담아 정부정책 지원 보고서를 만들 예정이다.

◆인터넷 폐해 원인은 이용자?

세미나는 '인터넷 폐해 진단과 처방'이라는 제목의 설문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사를 맡은 문종범 건국대 교수는 ITUF 홈페이지와 파란 및 관련 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한 결과 이용자들이
▲스팸광고
▲개인정보 침해
▲바이러스
▲인격침해 순으로 인터넷 폐해가 심각하다고 답했다고 공개했다.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지난 2월 조사한 결과
▲스팸
▲원치 않는 광고
▲회원가입요구가 많음
▲신뢰할 수 있는 정보 부족
▲음란 정보의 원치않는 노출 등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 결과를 살펴보면 이용자들이 인터넷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것들은 이용자의 윤리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외부적인 환경 때문에 겪는 불편과 피해에 관한 것이다.

그런데 문 교수는 다른 설문 항목에서 "인터넷 폐해에 대한 소지를 묻는 질문에 인터넷 사용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며 "인터넷 이용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폐해의 실태'와 관련 이용자를 대상으로
▲불법 복제
▲댓글문화
▲비방글작성
▲음란 사이트 접속
▲인터넷 도박 등을 해봤는지,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등을 설문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문 교수는 "인터넷 상의 정보 신뢰도와 인터넷 문화의 성숙도, 지적 재산권 보호에 대한 (이용자의) 인식 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폐해라는 것이 이용자가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겪는 피해인지, 잘못된 인터넷 이용 실태인지 불분명한 것. 어떤 맥락에서 설문조사를 했는지 헷갈리는 부분이다.

또 문 교수는 "대다수 사용자들이 인터넷상의 불건전한 행위를 경험한 이유로 '익명성'을 꼽았다"며 "실명 가입 사이트 운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시각은 공동으로 세미나를 주최한 황진하 국회의원(한나라당)의 축사에서도 드러난다. 황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한 무차별적인 댓글문화와 인터넷 중독, 음란물의 홍수, 전자성거래 사기, 불법복제, 해킹 등을 대표적인 인터넷 이용 폐해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 실명제는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인터넷상에서 말할 자유를 빼앗긴다는 점에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이슈다.

◆이용자는 없는 한국정보통신이용자포럼

이용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패널도 없었다.

이날 참석한 패널은 권혁조 광운대 정보통신대학원장, 송관호 숭실대 교수(전 인터넷진흥원장), 임상수 경인교대 교수, 나현준 방통위 팀장, 박경희 한국소비자원 팀장, 박대수 KT 상무, 하나로텔레콤 정태철 상무, 손우택 LG파워콤 상무 등이다.

이용자 측면의 인터넷 문화 정책에 대해 논한다는 게 본래 세미나의 취지였지만 정작 정부 정책 관계자, 학계 전문가, 사업자들만이 참여한 것.

일부 패널들은 스팸, 정보 유출 등의 피해상황을 발표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제도 개선, 해외 공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인터넷 폐해의 심각성은 이용자로부터 비롯되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인터넷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중심을 차지했다.

나현준 방통위 팀장은 "인터넷 폐해와 관련 제도, 기술은 개선될 만큼 개선됐다. 한계가 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이용 윤리에 대해서는 그동안 논의가 없었다"며 "이번 세미나는 인터넷 윤리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자를 대표할 만한 패널은 세미나에 초대되지 않아,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인터넷 윤리가 무엇이고 정부가 나서 인터넷 세상의 윤리를 주도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심층적인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정보통신이용자포럼(ITUF)도 이용자와는 상관없는 단체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이 단체는 양승택 이사장(전 정보통신부 장관, 전 동명대학교 총장), 박영일 회장(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현 코레스텔 대표), 윤동승 부회장(전 전파신문 사장겸 편집국장, 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권혁조 감사(전 신세기통신 사장, 현 광운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장) 등이 간부직을 맡고 있고, 통신 관련 사업자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인 것.

질의 응답시간에 관객석에서는 "(유선 인터넷 사업자들이 인터넷 폐해를 막기 위한 대응책 중 하나라고 설명한) 유해사이트 방지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냐?"라는 날카로운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대수 KT 상무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고, 일종의 부가서비스로 유료로 운영되고 있어 활성화가 안 됐다. 사업자 입장에서 광고부분과 요금부문을 고민하겠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아이뉴스24> 김호영기자 bomnal@inews24.com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창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