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91
▧ 일시: 2008-07-24
▧ 언론매체: 문화일보
▧ 2008/7/29(화)
사이버 역기능…입법보완 절실하다  

<포럼>사이버 역기능…입법보완 절실하다

문화일보  기사전송 2008-07-24 14:01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인터넷의 폐해나 역기능이 심각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인터넷의 역기능과 폐해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의 규제 문제는 헌법의 기본권과도 관련이 있다.
개인 정보보호, 사생활의 비밀보장, 통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역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일찍이 인터넷의 법적 의미에 대해 ‘가장 참여적인 시장이고 표현 촉진적인 매체’임을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사이버 세계라고 하여 표현의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절대적인 자유를 가진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도 국가의 안전보장과 질서 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될 수 있으며,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헌법이 스스로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인터넷에 대한 규제 문제는 국가의 책임과도 유관하다.
인터넷의 폐해나 역기능이 심각하여 다수 국민이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국가가 그 의무를 다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개인정보의 집단적 유출 사고처럼 똑같은 유형의 반복적인 사고에 대비해 국가는 사전적·사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다.
22일 정부가 발표한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의 상당 부분은 이같은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과거 초기 인터넷 시대에는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음란의 바다’라고 말할 정도로 선정성의 문제가 최고의 이슈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빈발하고 있는 역기능과 폐해 문제의 상당 부분은 게시판 문화 및 댓글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댓글 문화와 게시판 문화는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나라만의 특유한 문제로 알려지고 있다.
게시판을 중심으로 서로가 의견을 개진하고 그에 대해 반박하고 토론하는 것은 문화 발전 차원에서는 장려할 만하다.
또 다른 사람의 글에 대해 댓글을 달면서 평(評)을 하는 것도 탓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게시판과 댓글은 결코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하기 어렵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의 일부는 이같은 댓글 문화, 게시판 문화의 부작용에 대한 처방으로 보인다.
결국 인터넷에 대한 규제는 그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법률에 의한 제한이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그 규제의 방법이나 정도에 따른 한계가 있을 뿐이다. 최근 정부의 인터넷 정보보호 대책과 법무부 장관의 ‘사이버 모욕죄’ 신설 방안은 이러한 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이버 모욕죄'와 관련해서는 두 주장이 맞서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존 형법 조항(제311조)으로도 처벌이 가능한 만큼 신설할 필요가 없다는 반대론이 있는가 하면, 사이버 세계가 기존 형사기본법의 영역을 벗어난 차원으로 확장된 정보·기술(IT) 세계의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있는 것이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정부는 입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칫 처벌 위주의 법률 만능주의로 기울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역기능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자율 규제가 우선이다.
그러나 그것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에는 국가가 관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의 인터넷 규제가 모든 것을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국가는 인터넷이 표현 매체라는 점을 고려해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규제 정책을 다채롭게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황창근 / 홍익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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