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63
▧ 일시: 2008-07-18
▧ 언론매체: 세계일보
▧ 2008/7/21(월)
국경없는 사이버 범죄]"인터넷 독버섯 근절" 민관 뭉치고 州의회 발벗고  

[국경없는 사이버 범죄]"인터넷 독버섯 근절" 민관 뭉치고 州의회 발벗고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8-07-18 19:38

◇미국 아동범죄 퇴치단체 ‘파이트 크라임’ 소속 한 경찰관이 최근 미국 워싱턴DC 사무실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사이버범죄 조기 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파이트 크라임 제공
 
미국은 최근 정보화사회로 가면서 아동과 청소년을 상대로 한 ‘사이버 집단괴롭힘(Cyberbullying)’ 등 인터넷 공간의 윤리를 저해하는 각종 신종 사이버 범죄의 등장으로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정보화사회의 독버섯인 사이버범죄를 근절하고 예방하기 위해 민관 협력과 각 주 의회의 입법 등 유기적 공조 체제를 구축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1. 미국 청소년 43%가 사이버집단괴롭힘 당해

취재진이 지난달 중순 워싱턴 DC를 찾았을 때 미국은 2년 전 사이버괴롭힘을 당해 자살한 10대 소녀의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이는 2006년 10월 미주리주의 메간 마이어라는 13세 소녀가 친구 맺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서 사귄 조시 에반스라는 16세 소년으로부터 “헤어지자”는 일방적 통보를 받은 뒤 자살한 사건이다.

그러나 경찰수사 결과 에반스는 마이어양의 친구 어머니인 40대 여성 로리 드류가 만든 사이버상 가공의 인물로 뒤늦게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 여성은 딸의 친구가 어떤 학생인지 파악해 보려는 욕심으로 재미 삼아 이 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밝혀져 현재 미국 사회는 ‘과연 사이버범죄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를 놓고 논쟁에 휩싸여 있다.

더구나 미국 사회는 마이어 자살사건 외에도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사이버괴롭힘의 피해 사례가 부쩍 증가하자 대책마련에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미국 학계의 연구결과에서도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 아동·청소년 사이버괴롭힘 연구의 권위자인 위스콘신대학의 저스틴 패친 교수와 플로리다 애틀랜틱대학의 새미어 힌두자 교수가 올해 초 미국 전역 중학생 1963명을 대상으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을 통해 사이버괴롭힘을 당해봤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최소 한 차례 이상 사이버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한 학생이 무려 842명(42.9%)에 이르렀다.

보다 심각한 결과는 역으로 다른 사람에게 사이버괴롭힘을 가한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도 656명(33.4%)이나 됐다는 점이다. 미국은 현재 아동·청소년 단계에서부터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을 이용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혼재하는 것이다.


#2. 민관 공조 통한 총력전으로 해법 찾다

미국에서 사이버괴롭힘 예방활동을 벌이는 시민단체 중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동범죄 예방단체인 ‘파이트크라임(Fight Crime)’은 민관 합동형의 구조로 효율성을 극대화해 사이버괴롭힘 예방의 ‘역할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파이트크라임 맷 램버트 홍보국장은 지난달 17일 미국 워싱턴 DC 뉴욕 12번가에 있는 본부 1층 회의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단체의 예방활동을 자세히 소개했다. 램버트 국장은 “우리는 정파를 초월한 비영리 단체로 출발했다”며 “아이들이 사이버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각 가정과 학교에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알리는 한편 의회가 모든 학교에서 반사이버괴롭힘을 교육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도록 요청하는 게 주된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때론 곤경에 처한 아이들이 정상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직접 개입하기도 한다. 또 사이버괴롭힘 예방 전략을 세워 일반인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를 적극 알리고 자체 연구활동에서 효과적으로 입증된 교육 프로그램은 외부 기관이 투자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이 단체는 전·현직 경찰 및 검찰 출신과 범죄 피해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부모 등 400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10개 주에 지부를 갖고 있다. 파이트크라임 외에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동 근거로 삼고 있는 단체인 ‘아이 세이프(i-SAFE)’ 역시 학생과 부모, 교사, 치안당국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아동청소년이 인터넷을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이용하도록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전파에 주력하고 있다.


#3. 발벗고 나선 미국 주 의회

각 주의 의회도 아동·청소년이 사이버괴롭힘을 당하지 않도록 법의 울타리로 보호막을 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미국 각 주 의회에 따르면, 현재 아동·청소년 사이버괴롭힘 방지 법안이 통과된 주는 모두 14곳에 이른다. 미주리주는 맷 블런트 주지사가 메간 마이어의 자살 사건 직후 곧장 ‘사이버괴롭힘 태스크 포스’를 꾸린 뒤 올해 1월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괴롭히는 사람은 경중을 떠나 범죄로 규정해 처벌하는 법안을 제출, 통과시켰다.

버몬트주에서는 학교장이 학교 밖에서 발생하는 사이버괴롭힘도 징계할 수 있으며 피해자에게 학교생활을 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학교장이 가해 학생을 직접 고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뉴욕, 뉴저지, 미네소타, 오리건, 사우스 캐롤라이나, 매릴랜드, 아칸소, 델라웨어, 아이다호, 아이오와, 워싱턴, 로드아일랜드주 등도 관련 법안이 통과돼 시행 중이다.


워싱턴 DC=김정필 기자  fermat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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