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162
▧ 일시: 2008-07-18
▧ 언론매체: 세계일보
▧ 2008/7/21(월)
국경없는 사이버 범죄]186國과 '거미줄 네트워크'… 해커추적 거침없다  

[국경없는 사이버 범죄]186國과 '거미줄 네트워크'… 해커추적 거침없다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8-07-18 10:20

◇프랑스 리옹에 있는 인터폴 본부 건물 전경. /리옹=이진경 기자

사이버 범죄가 글로벌화되면서 국제범죄에 공동대응하는 경찰기구인 인터폴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 세계 186개 회원국과 네트워크를 구축한 인터폴은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사이버 범죄의 피해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국가 간 확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1. 국제공조 강화 나선 인터폴

지난 5월 동남아 등지에서 아동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인터폴이 추적하던 미국인 웨인 넬슨 콜리스(58)가 공개수배 이틀 만에 전격 체포됐다. 인터폴이 수배 명령을 내린 뒤 하루 만에 전 세계에서 460여건의 제보가 쏟아지면서 콜리스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는 국경이 무너진 사이버 범죄에 맞서 인터폴을 통한 국제협조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취재팀은 사이버 범죄의 국가 간 협력 강화 방안을 취재하기 위해 인터폴 본부를 직접 찾았다.

인터폴은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의 한적한 테트도르 공원(Le Parc de la Tete d’Or) 옆에 위치하고 있다. 사각형 구조로 네 면이 같은 독특한 모습의 인터폴 본부 건물은 주변이 폐쇄회로(CC) TV와 센서가 부착된 철망으로 둘러싸여 있어 긴장감을 느끼게 했다. 인터폴 본부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두 차례 차량 검문과 최종 신분 확인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사무실이 있는 복도에 들어가려면 보안카드도 필요했다.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경찰직원들과 상주직원 등 700여명이 근무하는 인터폴에서는 직원들이 쉴 틈 없이 사무실 이곳저곳을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어 이곳이 범죄 국제공조의 중심지라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겐이치 다카오 인터폴 금융 및 첨단범죄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관은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아·태지역의 사이버 범죄 공조를 조율하는 업무를 맡은 그는 한국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와 직접 연락을 취하는 주요 인물이다.

그는 “현재 인터폴은 산하에 협력본부(Command and Co-ordination Center)를 두고 전 세계 186개 회원국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컴퓨터 관련 사기나 아동 포르노그래피 등 사이버 범죄가 발생하면 전 세계에 즉각 ‘국제경보(Global Alert)’를 발령한다”고 설명했다.

인터폴은 범죄 해결을 위해 각 국가의 사이버 범죄 담당자들과 연락망을 갖추고, 매년 담당자 리스트를 갱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담당자들과 수시로 긴밀한 접촉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회의나 세미나를 통해 최신 사이버 범죄 발생 양상과 수사 기법 등을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것은 인터폴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겐이치 담당관은 “예를 들어 A국 전산망이 해커 공격을 당했고 진원지가 B국으로 드러날 경우 A국은 인터폴이 구축하고 있는 연락망을 통해 B국의 사이버 범죄 담당자와 가장 빠른 시간에 직접 접촉을 한다”며 “B국은 즉각 범죄 해결과 범죄자 체포에 필요한 증거들을 확보해 놓을 수 있다”고 인터폴 네트워크를 설명했다.

 

#2. 아동 포르노는 중대 사이버 범죄

인터폴은 국가마다 조금씩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사이버 범죄의 유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국가가 통일된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전 세계가 공동으로 사이버 범죄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각국이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 범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처하려는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별로 규정하는 사이버 범죄의 범위와 양상은 상당히 다르다. 한국은 인터넷 사기와 해킹·바이러스 외 사이버 폭력이 주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중국은 인터넷 사기와 아동 포르노그래피, 온라인 도박, ID 절도 등이 전체 사이버 범죄의 80%를 차지한다.

태국은 명예훼손과 아동 포르노그래피, 인터넷 사기가, 최근 들어 인터넷망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인도에서는 아동 포르노그래피, 해킹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아동 포르노그래피의 불법 생산·배포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각국 사이버 범죄의 ‘교집합’을 찾기 위해 인터폴은 1999년 유럽연합에서 합의된 사이버 범죄 정의를 따르고 있다.

인터폴은 사이버 범죄를 크게 ▲컴퓨터 데이터와 시스템의 비밀과 효용을 침해하는 범죄 ▲컴퓨터와 관련된 범죄 ▲자료의 내용과 관련된 범죄 ▲저작권 및 관련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로 구분한다.

구체적으로는 사이버 테러와 악의적인 해킹, 이로 인한 저장 데이터의 훼손·변경·삭제, 시스템 파괴는 물론 온라인 사기, 명의 도용, 아동 포르노그래피의 생산·제공 등이 포함된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봇넷’의 해결에도 인터폴이 적극 나서고 있다. 아동 포르노그래피 범죄도 공동으로 대응한다. 인신매매범죄과(Trafficking in Human Beings)에서 국제공조를 조율하며 범죄 차단과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신용카드 위조나 돈세탁, 피싱 등도 사이버 범죄에 포함된다.


리옹=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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