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회 리더]공병철 한국사이버감시단장

 “인터넷 유해정보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사람은 많지만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는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다들 아이보다 돈이 먼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인터넷사업자와 정부의 정책입안자들에게 윤리교육부터 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사이버 유해환경 관련 각종 토론회와 세미나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사이버감시 활동의 대부 공병철 단장(35). 사단법인 한국사이버감시단(Korea Cyber Guard Association http://www.wwwcap.or.kr)을 이끌고 있는 그의 외침엔 거침이 없다.

 청소년들의 정신과 육체가 멍들고 그로 인해 자살하는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는데도 ‘산업육성’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허술하고 미온적인 대책만 내놓는 사업자와 정부에 대한 질타다. 사실 공 단장과 그가 이끌고 있는 한국사이버감시단의 관심분야가 게임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이 가장 큰 피해당사자인 만큼 관심도 크다. 자식 키우는 부모 마음은 하나일텐데 어쩜 저럴까 하는 실망도 묻어난다.

 공 단장은 97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중 전자상거래 사기 등 사이버상의 유해환경 실태에 충격을 받아 지난 2000년 2월 하던 사업도 내팽개치고 한국사이버감시단을 설립, 사이버 유해환경 감시와 신고상담 및 피해구제 활동에 나섰다. 자그마치 3200여명에 달하는 네티즌을 모니터링 요원으로 모집, 그들의 자발적 감시 및 신고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네티즌의 약속 2003’ 수기&표어 공모전, 스팸메일 방지대책 세미나, 불법청소년유해정보신고대회,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 청소년 유해사이트 실태조사, 정보사회와 윤리교육, 영상채팅 사이트 모니터링 등의 활동은 사이버환경 실태에 대한 국민의식 전환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이 평가된다.

 지난해 6월에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제15회 정보문화대상자로 선정돼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각종 사행성 사이버서비스가 중독성이 큰 것은 당연합니다. 자꾸 하고 싶어지고 맨날 몰입하게 해야 돈이 많이 벌리니까요. 하지만 중독되지 않고 적당히 즐길 수 있게 도와줄 장치도 마련해놓지 않고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습니다. 더이상 우리 청소년들이 사업자들의 돈벌이를 위한 실험용 모르모트가 되지 않도록 힘을 모읍시다.”

 의지와 신념으로 똘똘 뭉친 공 단장을 보면서 각종 사이버쓰레기로 얼룩진 디스토피아(Distopia)로만 그려지던 우리의 미래에 대해 한 줄기 희망을 엿보게 됐다면 과장일까.

 그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사이버소비자협의회 소비자정보제공분과 위원장, 정통부의 건전한사이버청소년문화를위한민관협의회 위원,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무선인터넷내용선별표준화포럼 위원, 청소년보호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등으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